[동영상] 돌아오지 못한 남편의 청춘만장 (역사채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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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일본, 조선을 가지고 놀다" 다음으로 역사채널e에서 다룬 주제는 청춘만장입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소장중인 자료들을 바탕으로
3월 16일에 방송이 되었죠.




청춘만장, 장행기


주제가 된 지원병 출정깃발입니다. 장렬하게 떠난다는 의미로 장행기라고 합니다.  이
장행기에는 이런 글귀가 써 있습니다.

祝 陸軍兵志願者訓練所入所 宮本恩徽君, 國民總力 金堤郡 月村面 堤南部落聯盟

‘축 육군병 지원자 훈련소 입소 宮本恩徽君, 국민총력 김제군 월촌면 제남부락연맹’


김제군 월촌면 제남 부락연맹에서 지원병으로 차출되어 가는 청년들을 환송하기 위해 만들어 준 깃발인 것이지요. 환송을 위한 장행기, 하지만 조선사람들은 젊은 사람이 죽으러 가는 깃발과 같다고 해서 ‘청춘만장(靑春輓章)’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태평양전쟁에 끌려갔던 학병 수기에도 "청춘만장"이라는 제목이 쓰여 있습니다.



지원병으로 끌려간 새신랑, 그러나....


장행기에 써 있듯이, 宮本恩徽의 본명은 이은휘 입니다. 장행기의 주인공이지요. 宮本恩徽는 창씨명입니다. 1921년 9월 9일 전북 김제군 월촌면에서 태어났고 1940년 옆마을의 연인과 결혼했습니다. 스무살의 청년 이은휘가 일본군으로 강제동원된 건 1938년부터 실시된 "육군특별지원병령" 때문이었습니다. 농업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1941년 지방공무원시험을 보기위해 면사무소에 갔다가 지원병으로 끌려갔다고 합니다. 말이 '지원'이지 사실상 강제였던 겁니다.

1937년 중일전쟁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시행된 육군특별지원병령은 많은 젊은이들을 지원이란 말 아래 끌고 갔습니다. 이은휘가 끌려갔던 1941년은 태평양전쟁이 시작된 시기이면서, 지방 관청들이 경쟁적으로 지원병 수를 늘리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던 시기였지요. 그토록 믿지 못하던 조선인들에게 총을 쥐어줄 만큼 급했던 일제는 몇년 지나지 않은 1943년에는 해군특별지원병령, 1944년 학도 특별지원병령을 거치며 징병제로 나아갑니다.


영혼마저 유폐되어 야스쿠니로


당시 임신 8개월의 아이를 가진 아내를 두고 이은휘는 1941년 6월 특별지원병훈련소에 입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훈련생 때 휴가를 받고 집에 와 어린 아들을 품에 안고 부인과 눈물을 흘리던 것이 마지막 만남이 되고 말았습니다. 갓난 아기와 사랑스런 신혼의 아내를 두고 생이별을 해야 했던 이은휘. 특별지원병이 아니라 특별희생자였던 것이지요.

이후 전장에서 왼쪽 가슴에 총상을 입어 전사했다는 소식만 있었을 뿐, 유골도 유품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스무살의 남편을 보내야했던 정복례씨는 할머니가 될 때 까지 남편을 그리며 살다가 자신이 죽으면 남편 대신 이 깃발을 합장해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유수명부(留守名簿)에 따르면 이은휘는 남방군 제8방면군 제20사단에서 보병으로 근무하다 1944년 7월 11일 전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야스쿠니신사에 무단 합사되어 원하지도 않던 일본의 영령이 되어있지요. 영혼마저 유폐되어 있는 셈입니다. 뭐 살아있는 사람도 야스쿠니에 있으니 더 말할나위가 없겠지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


소장중인 많은 물품 하나하나마다 이런 사연들이 남아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일제시기, 이미 먼 옛날의 이야기 처럼 들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잘 둘러보면, 아직도 그 시대의 아픔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시간이 흐르면 그분들의 아픔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그 시대를 살지 못했던 사람들은 그시대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생각해 봅니다.


하나하나, 이분들이 가슴에 품고 있었던 이야기 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이런 이야기 들을 제대로 전하기에 아직 민족문제연구소 전시실은 좁기만 합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시민의 역사관을 지으려는 이유도,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 입니다.


 

   
자료실 고양이 │ 민족문제연구소 자료실
못난 조상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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